유화정의 첫 개인전 《얼굴들》이 10월 21일 수요일에 열린다. 27일 화요일까지 이레 동안이고, 장소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꼬메아미꼬 갤러리다. 영문 제목은 〈FACES OF ALL THINGS〉. 포스터에는 2019년부터 2026년까지라는 기간이 함께 적혀 있다.

여덟 해 동안 모은 장면

작가가 Threads 에 올린 안내에 따르면 8년 동안 찍은 필름을 모아 여는 첫 전시다. 여러 곳을 다니며 만난 사람과 동물, 풍경, 그리고 그 사이에서 생긴 순간들을 사진과 글로 엮었다. 소개글은 "특별한 사건보다는 지나고 나서 오래 기억에 남는 것들"을 모았다고 적는다. 해변에서 만난 동물, 우연히 나눈 대화, 여행지의 풍경, 별것 아닌 하루의 장면이 그 목록이다.

보랏빛 새벽 하늘 아래 안개가 깔린 목장. 갈색 머리에 흰 몸을 한 염소가 철망 울타리 기둥에 앞발을 걸고 일어서서 카메라 쪽을 본다. 뒤편에 양 한 마리가 풀을 뜯고, 멀리 나무 한 그루와 낮은 산 능선이 보인다.
철망에 앞발을 걸고 일어선 염소. 하늘은 보랏빛이고 뒤쪽 목장에는 안개가 깔려 있다.

제목의 얼굴은 사람에게서 멈추지 않는다. 소개글은 동물의 얼굴, 바다의 얼굴, 도시의 얼굴, 머물렀던 장소의 얼굴까지 한 줄에 놓는다. 포스터부터 그렇다. 화면 가운데를 차지한 것은 철망 너머로 다가오는 조랑말이다. 앞쪽에는 초점이 나간 장미가 걸려 있다.

맑은 하늘 아래 농장의 풀밭. 몸에 분홍 하네스를 맨 흑백 무늬 염소가 앞서 걷고, 땋은 머리에 연보라 윗옷과 장화를 신은 아이가 그 뒤를 따라간다. 뒤로 철망 울타리와 나무숲이 보이고 풀밭에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하네스를 맨 염소와 그 뒤를 따르는 아이. 둘 다 같은 방향으로 걷는다.
단풍이 든 가로수 아래 흰 차들이 세워진 길가. 한 사람은 차 옆에 서 있고, 다른 한 사람은 계단 위에서 손을 들어 무언가를 찍고 있다. 화면 오른쪽에는 흰 앵무새 한 마리가 흔들린 채 날아들고 있다.
단풍 든 길가의 두 사람. 오른쪽으로 날아드는 흰 앵무새가 흔들린 채 찍혔다.

먼저 공개된 사진 세 장에도 그 생각이 보인다. 새벽빛 아래 철망에 앞발을 건 염소는 정면을 본다. 하네스를 맨 염소와 아이는 같은 쪽으로 걷는다. 가로수 길 사진에서는 사람 둘보다 화면 끝으로 날아드는 앵무새가 먼저 눈에 걸린다. 누가 주인공인지 미리 정해 두지 않은 사진들이다.

첫 사진 에세이집

전시에 맞춰 첫 사진 에세이집도 독립출판으로 낼 예정이다. 공개된 견본 펼침면을 보면 사진 한 면과 글 한 면을 마주 세우거나, 사진 두 장을 양쪽에 나란히 놓았다. 글은 한국어와 영어를 위아래로 함께 실었다.

펼친 책의 견본. 왼쪽 면에는 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은 사람과 그 앞에 선 갈색 개를 찍은 사진이 가득 차 있고, 길가에 차가 서 있다. 오른쪽 면에는 한국어와 영어로 된 짧은 글과 Karen & Keisha 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사진집 견본 펼침면. 왼쪽 사진 맞은편에 한국어와 영어 글이 함께 실렸다.

한 쪽에는 「할머니들이 좋다」로 시작하는 짧은 글이 있다.

특히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는 할머니들과의 대화는 더 기억에 남는다. 조언도 신세 한탄도 잔소리까지도 재밌다. 타고난 이야기꾼들 같다. 그리고 할머니들도 대체로 나를 좋아한다.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만났다는 반가움에.

글 아래에는 Karen & Keisha 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맞은편 사진은 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은 사람과 그 앞에 선 갈색 개다.

펼친 책의 견본. 왼쪽 면은 비어 있고, 오른쪽 면 아래쪽에 사진 한 장이 있다. 샌들을 신은 두 발 사이에 붉은 끈을 맨 샴 고양이가 앉아 있다. 사진 아래에 Havana, Cuba 라고 적혀 있다.
빈 면을 하나 두고 사진 한 장만 실은 펼침면. 사진 아래에 「Havana, Cuba」라고 적었다.
펼친 책의 견본. 두 면에 걸쳐 초록 산이 이어진다. 왼쪽 면에는 바다 위를 지나는 작은 보트와 해변, 오른쪽 면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풀 너머로 산 능선이 보인다.
피지의 산과 바다를 양쪽 면에 나눠 실었다. 왼쪽에는 바다를 지나는 작은 보트가 있다.
펼친 책의 견본. 왼쪽 면에는 바닷가 나무 난간 위에 선 아이와 물놀이하는 사람들, 오른쪽 면에는 잔디밭에서 뛰노는 아이들 사진이 있고 그 아래에 2024, VIC 라고 적혀 있다.
왼쪽은 바닷가 난간 위의 아이, 오른쪽은 잔디밭의 아이들. 오른쪽 사진 아래에 「2024, VIC」가 붙었다.

다른 면에는 지명이나 해가 짧게 붙는다. 쿠바 아바나의 길바닥에서 붉은 끈을 맨 고양이를 찍은 면에는 「Havana, Cuba」가, 잔디밭의 아이들 사진에는 「2024, VIC」가 적혔다. 판형과 쪽수, 가격, 판매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전시장에서 먼저 만날 수 있을지는 작가의 공지를 지켜볼 일이다.

작가가 전시장에 있다

작가는 전시 기간 동안 전시장에 머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가 열리는 곳은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에 위치한 전시공간 꼬메아미꼬다. 사진 한 장의 사연을 찍은 사람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다. 어느 얼굴 앞에서 가장 오래 서 있게 될까?

관람 정보

평일과 주말이 모두 끼어 있다. 주말에 갈 수 있는 날은 24일 토요일과 25일 일요일 이틀이다.